‘애국과 통합’의 현충일에 김원봉이 왜 등장하나...중앙일보 6월 7일자 사설
‘애국과 통합’의 현충일에 김원봉이 왜 등장하나...중앙일보 6월 7일자 사설
  • 뉴스팀
  • 승인 2019.06.0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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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현충일 추념식에서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애국과 통합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뒤이어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것은 추념사 취지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문 대통령 추념사는 향후 국정 운영의 기조가 통합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를 주기에 충분했다.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애국과 통합을 강조한 것은 국정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광복군을 이야기하면서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 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됐다고 했다.
김원봉은 매우 논쟁적인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무장투쟁을 했던 독립운동가이지만 광복 후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했고, 한국전쟁 중엔 김일성에게서 훈장을 받았다. 그가 1958년 숙청당했다는 것으로 모든 논란이 불식될 수 없다. 그런 그를 대통령 추념사에서 언급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더욱이 현충일은 북한에 맞서 산화한 호국영령을 기리는 날 아닌가. 최근엔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어 왔다. 그런 인물을 추념사에 등장시킨 것을 청와대 보좌진의 실수라고 보기는 힘들다. 문 대통령이 통합을 힘주어 말하면서 김원봉 언급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다른 날도 아닌 현충일 추념사에 김원봉을 넣은 것은 이념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애국과 통합의 범위를 넓히자는 취지라고 해도 꼭 추념사를 통해 제기해야 했는지는 납득하기 어렵다. 진영 대립을 키우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문 대통령은 무엇이라 답할 것인가.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가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공식 행사에서의 대통령 기념사·추념사는 역사에 기록된다. “‘빨갱이는 일제가 모든 독립운동가를 낙인찍는 말”(3·1절 기념사),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5·18민주화운동 기념사) 등 기념사가 나올 때마다 정치적 긴장을 높이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진정한 통합이 가능한지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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