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득의 세상이야기][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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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2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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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통하는 정치를 보고 싶다

19세기 영국에서 태어나 글래드스턴과 함께 빅토리아 시대의 번영을 이끌며 영국의 의회정치를 실현한 벤저민 디즈레일리(Benjamin Disraeli)정치인들이 헌신을 다짐하고 맹세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성과 상식이다고 하였다. 상식의 정치, 이성에 입각한 정치야말로 정치의 바른 바탕이며, 이런 바탕 위에서 역사의 발전과 진보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디즈레일리가 그토록 갈구했던 상식과 이성의 정치가 그가 살았던 19세기 영국에서나 21세기 대한민국에서나 똑같이 역사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가치임에는 틀림없다. 바로 이런 정치의 상식 때문에 정치인들이 때로 받게 되는 유혹이나 충동도 억누를 수 있고, 이 상식 때문에 국민과 정치인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유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몇 개월씩이나 국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으며 막말과 네 탓 타령으로 허송세월만 하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상식이 그토록 어려운 것인가? 말 그대로 상식적인 생각과 판단으로 국회 회기 기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국회가 열려야 한다. 국회 안에서 여야가 토론과 타협으로 법안을 심사하고 국정을 감시해야 한다. 국회는 대의정치를 실현하는 장이다. 각 정당의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곳인데도 각 정당의 유불리에 따라 수 개월째 국회 문을 닫고 있으니 국민의 원성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내년 봄에 치르지는 총선을 의식해 미리 정치적인 계산으로 식물국회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각성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만큼 어리석지 않다. 그동안 경험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의식은 정치인들의 수준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저명한 정치학자인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청치에서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며 아무나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인의 자질로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을 꼽았다. 그에 따르면 국가발전이라는 대의명분에 헌신할 열정과 자기의 행위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 않는 책임감, 그리고 자신의 집중력과 평정심을 가지고 시대 흐름을 통찰하는 균형감각이 정치인에게는 필요하다. 열정에는 책임이 따르며 균형감각은 열정과 책임의 균형을 이루게 하므로, 균형감각이 없는 열정은 자칫 맹목적인 목적달성에 매달리게 되기 싶고 따라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추구하다가 자신도 국가도 불행해지는 경우를 범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가 제공하고자 하는 것에 비해 세계가 너무 야비하거나 어리석더라도 이에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 그 어떤 일이 닥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정치에의 소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버의 말대로 오늘 날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서 정치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만약 그런 사람들이 여의도에 모여 있다면 지금처럼 수 개월째 민생은 내팽개치고 저런 무책임한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저들이 무엇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보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작가 조정래는 '천년의 질문'에서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런 정치인에게 지배 당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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