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책임은 없고 '수사고통' 부각시킨 검찰개혁...중앙일보 10월9일자
'조국 사태' 책임은 없고 '수사고통' 부각시킨 검찰개혁...중앙일보 10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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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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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어제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취임 한 달을 맞아 자신이 가진 개혁의 비전을 국민에게 직접 보고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 장관은 나라를 두 동강 내고 있는 ‘조국 사태’에 대해선 제대로 된 사과도,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주도하겠다는 검찰 개혁이 대체 무슨 의미를 갖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 장관은 어제 오후 방송 카메라 앞에 서서 “‘다음은 없다’는 각오로 검찰 개혁에 임하고 있다”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그는 “검찰의 특수부 폐지 건의를 반영해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에만 반부패수사부를 설치하고, 심야 조사 금지와 부당한 별건 수사 금지 등 인권보호 수사규칙을 제정하겠다”고 했다. 법무부 탈검찰화 확대나 검사 이의제기 제도 실효성 확보 같은 연내 추진 과제도 제시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정작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 대신 수사로 자신이 받고 있는 고통만 부각시켰다는 사실이다. 그는 “사실 매일매일 고통스럽고 힘들 때가 많지만, 검찰 개혁이 완수될 수 있도록 용기와 지혜를 모아주시고 계신 국민들의 힘으로 제가 하루하루 견딜 수 있었다. 제가 감당해야 할 것을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자리에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검찰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자신이 불러온 국론 분열과 정부 신뢰 추락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가 어떤 말을 해도 궤변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더욱이 그가 브리핑하고 있던 어제 오후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세 번째 조사를 받고 있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 장관 동생은 같은 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강제 구인된 끝에 심사를 포기했다. 조 장관 자신도 피의자로 특수부 조사를 받게 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그런 인사가 특수부 개편과 조사 방식 개선을 거론한다는 게 얼마나 어불성설의 장면인가. 그가 마련한 개혁안이 아무리 멋지고 훌륭하더라도 일선의 검사들을 바르게 이끌 힘을 가질 수 있겠는가. 어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32.4%라는 조사 결과(한국리서치)가 나왔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실시된 여론 조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국정운영을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9.3%였다. 조 장관 수사와 임명을 시민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성적표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광화문·서초동 찬반집회를 두고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제 문 대통령 발언은 “유체이탈 화법”(자유한국당)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현 상황의 위중함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아닌가.

문 대통령은 이제라도 조 장관 문제에 대해 단안을 내려야 한다. 조국 문제를 끌면 끌수록 국정이 혼란의 늪에 빠질 뿐이란 사실은 불 보듯 분명하다. 검찰 개혁은 다시 적임자를 찾아 제대로, 원칙에 따라 추진하면 된다. 조 장관 자신도 더는 장관직을 수사의 방패막이로 쓰지 말고,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와 가족과 함께 방어권을 행사하는 게 옳다. 그것이 그가 그토록 강조해 온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을 완수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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