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득의 세상이야기[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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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2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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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책략

이달 초 용산 미군기지가 114년만에 일반 시민에게 공개됐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6차례에 걸쳐 기지 내 주요 장소를 버스로 둘러보는 ‘용산 기지 버스투어’를 실시한다고 한다. 과연 114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114년 전이라면 1904년으로 대한제국의 운명이 제국주의 열강의 이권에 따라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처지였다. 용산기지의 최초의 계기는 '한일의정서'였다. 러시아와 일본과의 사이에 전운이 감돌자 고종 황제는 1904년 1월 러.일 전쟁에 휘말려들지 않기 위해 국외중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일본은 러.일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고 한반도 침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1904년 2월 한일의정서 체결을 강행했다. 그 결과 군사 전략상 필요한 기지사용 수용이 가능하게 되어 그 이후 114년 동안 우리나라 땅이면서 우리나라 사람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게 되었고 일본의 우리나라 침략이 본격화되는 시발점이 되었다.

시간을 거슬러 한일의정서가 체결되기 20여년 전인 1880년 2차 수신사로 일본을 방문한 김홍집이 귀국하면서 '사의조선책략(私擬朝鮮策略)‘이라는 책을 가져왔다. 이 책을 쓴 사람은 당시 일본주재 청나라 공사에 근무중이던 참사관 황쭌셴(黃遵憲)이였다. 우리나라를 노리고 남하하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친중국(親中國), 결일본(結日本), 연미국(聯美國)해서 자립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주요내용이다.

당시 대한제국의 조정은 이 책의 내용을 두고 찬반 논쟁이 격렬했다. 재야에서는 유생들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위정척사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됐다. 대표적인 것이 영남의 선비 이만손이 중심이 된 ‘영남만인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고종을 비롯한 집권층에게는 큰 영향을 주어 1880년대 이후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방정책의 추진 및 서구문물을 수용하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역사에 가정은 있을 수 없지만 그래도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역사적 사실들은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당시 고종은 ‘조선책략’을 두고 벌어지는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논의를 하도록 지시를 했다. 당시의 논의 결과를 고종께 보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제대신헌의(諸大臣獻議)’라는 문건이 전해온다. 이 보고서의 내용 중 친중국에 대해 러시아 남하에 대한 위험 자체의 존재는 인정하더라도 이미 200년 이상 중국과 사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새삼스럽게 무슨 친중국이냐. ‘조선책략‘에서 말하는 친중국은 조선을 속국화 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연미국에 대해서는 좋은 정책이라며 때를 기다려 상호호혜의 원칙하에 국교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제대신헌의는 조선책략의 수용을 건의하고 있다. 이후 청나라의 주선으로 1882년 조미통상조약이 체결되면서 서양국가와는 최초의 외교관계를 맺게 된다. 하지만 당쟁과 당파 싸움으로 국력은 소모되고 무능한 정치 지도자는 외세에 의존하면서 우리나라는 망국의 길을 걷게 된다.

우리의 오천년 역사에서 시련은 많아도 나라를 잃은 적은 불과 100여 년 전이 유일하다. 40여년간의 몽골 항쟁, 거란과의 전쟁, 7년간의 임진왜란, 병자호란, 정묘호란 등 수많은 침략에는 민족의 정기를 잃지 않았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는 과거 어느 때보다 위태롭다. 지정학적 위치뿐만 아니라 이념적인 편 가르기와 계층 간의 불화, 빈부격차, 세대갈등 등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내부의 적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역사는 말하고 있다. 후손들이 다시는 자기 땅을 마음대로 왕래할 수 없는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들을 화합의 길로 이끌어주기를 바란다.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국민은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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