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득의 세상이야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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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0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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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돈다고 투표로 결정할 것인가?

11월 27일 대만이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 선언을 철회했다. 대만의 탈원전 정책이었던 전기사업법 조문(2025년까지 원전 중단)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이 59.5%로 나오면서다. 대만 정부는 3개월 이내에 새 법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키로 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정치권뿐만 아니라 언론계, 학계에서도 논란이 뜨겁다. 이들은 대만의 사례로 들면서 국민투표를 촉구하고 있다. 무책임하고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이 문제가 투표로 결정할 사항인가? 원자력은 첨단 과학 분야이다. 철저한 과학적 검증과 이론을 정립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당리당략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이웃 국가의 예를 들어 적용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우리의 역사 속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세종대왕 시기에 토지공법 시행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조세 문제가 국가적인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세종은 1436년 ‘공법상정소’를 설치하고 각도의 토지 비옥도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누어 세율을 차등화하는 공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결함이 많아 1443년 ‘전제상정소’를 설치하고 토지비옥도에 따라 전분6등법과 풍흉에 따라 연분9등법으로 주요 원칙으로 하는 공법을 제정해 이후 190년 동안 지속되었다. 세종은 이 법의 시행을 위해 5개월에 걸쳐 17만여 명에게 의견을 물었다. 세종은 이런 과정을 통해 모인 의견을 충분히 검토해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이미 수백년 전에 대면조사를 통해 당시로서는 엄청난 수의 백성의 의견을 구했다. 7년간의 철저한 준비를 거쳐 시행했다. 국가의 정책결정은 국민에 대한 영향력이 매우 크다. 철저한 준비없이 시행한 정책의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눈앞의 자기집단의 이익에 따라 주장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자료와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사회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난 19일 원자력학회는 국민 68%가 원자력발전 유지·확대를 지지한다는 여론조사(표본이 만 19세 이상 1006명에 불과)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번 조사는 이해관계자 조사로 과거 다른 기관 조사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는 모습에 국민은 헷갈린다. 국민들이 원자력 이용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국민들에게 잘 알리고 난 뒤에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 내용도 정확하게 모른체 국민투표 운운하는 것은 여론조사를 핑계로 여론조작일 뿐이다.

갈릴레오 시대 이전에 과학자들과 신학자들에게 널리 받아들여졌던 사상인 천동설이 갈릴레오가 투표를 통해 지동설을 주장했던가? 당시 네덜란드에서 발명된 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을 통해서 얻은 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지구가 돈다고 입증했다.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이렇게 해결되길 기대한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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